김 수사의 야구 이야기 1: 야구 보러 가실래요?

저의 10대 시절은 야구를 빼놓고는 결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야구선수로 활동했던 저에게 야구는 한때나마 저의 꿈이었으며 전부였기 때문이지요. 분명 저의 10대는 야구와 깊은 사랑에 빠져있던 시기였으나, 그 사랑이 너무도 뜨거웠던지 지금은 한 발 물러나서 야구를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에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태어난 저는 자연스럽게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 되었습니다. 92년도에 처음으로 아버지 손을 잡고 사직야구장에 갔었지요. 그 해 롯데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고, 저는 롯데가 세상에서 야구를 가장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해의 우승은 지금까지도 롯데의 마지막 우승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제 롯데는 우승보다 꼴찌가 더 어울리는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도 우승은커녕 꼴찌를 다투고 있는데, 사실 꼴찌가 거의 확정적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선수 시절 제33회 대통령배 우승 직후

이렇듯 고향팀에 대한 사랑으로 시작하여 오랜 시간 야구를 가까이 하면서 제가 느낀 것 중 하나는 야구라는 스포츠가 참으로 인간적이며 삶의 교훈을 주는 스포츠라는 것입니다. 야구경기에는 실로 삶의 희로애락이 들어가 있는데 이 글을 통해서 그 중에 몇 가지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사람이 먼저다”

먼저 야구는 모든 구기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사람이 들어가야만 득점이 인정되는 스포츠입니다. 다른 스포츠는 공이 들어가거나 공과 사람이 함께 들어가야 점수가 납니다. 사람만 들어가서 득점이 이루어지는 스포츠는 야구가 유일합니다. 축구도 공이 들어가야 하고 농구도 공이 들어가야 하지만 야구는 그렇지 않지요. 사람이 들어와야만 득점이 됩니다. 즉 다른 구기종목들이 공 위주의 스포츠라면 야구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스포츠인 것입니다. 또한 그 내용도 아주 인간적입니다. 모든 선수들은 집(홈)을 떠난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점수가 나고 경기가 끝이 납니다. 이 얼마나 ‘인간적’인가요?

“집 떠나면 (개)고생이다”

두 번째로 야구는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교훈을 줍니다. 야구에는 1루, 2루, 3루, 홈 이렇게 총 네 개의 베이스가 있습니다. 각 타자는 홈 베이스에서 타격을 해서 1루, 2루, 3루 베이스를 차례대로 돌아 홈 베이스로 돌아올 경우 1점이 나게 됩니다. 경기 중 각 베이스에 출루한 주자들을 유심히 한 번 관찰해보세요. 주자들이 항상 긴장을 하면서 불안하게 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집(홈)으로 들어온 후에는 편안하게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간식도 먹습니다. 그래서 “뭐니 뭐니 해도 집이 최고다!”라고 말하나 봅니다.

“약자를 배려하는 스포츠”

야구경기에서 모든 타자들은 1번부터 9번까지 누구나 동일하게 최소 세 번의 타석에 설 기회를 가집니다. 설령 누군가는 슈퍼스타이고 최고의 연봉을 받는다고 할지라도 최저연봉을 받는 선수와 똑같이 타석에 서는 기회를 받는 것입니다. 삶을 살면서 나 자신이 화려한 주역이 되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때로는 스스로가 인생의 주인공이 아닌 그저 엑스트라처럼 여겨질 때도 있겠지만 그런 나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는 공정한 스포츠가 바로 야구입니다.

이처럼 야구는 보면 볼수록, 그리고 알면 알수록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선선한 공기가 느껴지기 시작하는 가을은 야구보기 참 좋은 계절이지요. 우리 이번 가을에는 일상의 무거움을 잠시 내려놓고 치맥과 함께 올 해 과연 어느 팀이 우승하는지 함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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