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이냐시오에 관해 당신이 몰랐을 사실

오늘은 예수회를 창설한 초기동료들 가운데 한 사람이자 예수회의 초대 총장이었던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St. Ignatius de Loyola) 사제 기념일입니다. 전 세계의 예수회원들과 예수회의 협력자들은 당연히(?) 이날을 큰 축일로 지내며 기념하고 있습니다. INIGO 또한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특별히 ‘이냐시오에 관해 당신이 몰랐을 사실’ 몇 가지를 준비했는데요, 성인의 거룩한 모습보다는 조금은 인간적인 모습을 소개해보고자 했습니다. 평소 성인들의 인간적인 나약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판단은 어디까지나 여러분의 몫입니다.

1. 이냐시오는 교회 안팎에서 심각한 문제적 인물이었다?

젊은 시절 혈기 왕성하던 이냐시오는 동료들과 한밤중에 소란을 일으키고 다른 사람에게 심각한 해를 입히려고 한 경위로 경찰에 입건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이냐시오는 가톨릭 교회의 빛나는 성인들 가운데서는 매우 드물게 이런 화려한 전과(?)를 가진 성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도여정을 시작한 이후로는 스페인 종교재판에 여러 번 이끌려 나와 자신의 신학적 사상을 검증 받는 등 이냐시오는 교회 안팎에서 여러모로 문제를 일으켰던 ‘문제적 인물’이었습니다.

2. 이냐시오는 멋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도 마다 않았다?

젊은 시절 세상에서의 성공을 꿈꾸던 이냐시오는 옷과 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 아주 많은 신경을 썼던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날 전해지는 많은 성화에서 그는 종종 그리 크지 않은 체구에 머리 숱이 적은 모습으로 묘사되지만 사실 청년일 무렵의 이냐시오는 머리 스타일에도 무척이나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이처럼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던 이냐시오가 전쟁 중 다리에 포탄을 맞아 크나큰 부상을 입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고향에 돌아온 후 병상에서 회심의 여정을 시작하게 된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때도 그는 부러졌던 다리가 다시 붙는 과정에서 뼈가 약간 불거져나온 것을 몹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세속의 성공을 위해 불구자가 될 수 없다고 괴로워하던 이냐시오는 결국 이전 보다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는 의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다시 다리를 부러뜨린 다음 재수술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3. 이냐시오는 나귀에게 식별을 하게 한 적이 있다?

이냐시오는 교회 내에서도 ‘식별’의 중요성을 강조한 성인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그도 회심의 여정의 초기 단계에서는 매우 기이한 식별 방법을 사용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냐시오는 여행을 계속해 가던 중에 어떤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는 성모님의 동정성에 관해 다소 무례한 말을 한 후 걸음을 재촉하여 먼저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자 이냐시오는 마음에 커다란 불편함을 느꼈고 이내 그를 쫓아가 칼로 찔러버리고 싶다는 강한 충동에 휩싸였습니다. 그가 마을로 향할 예정임을 알고 있던 이냐시오는 어떻게 할지 고민 끝에 마을로 이어지는 갈림길에서 자신이 타고 있던 나귀가 택하는 방향에 따라 행동하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다행히 나귀는 마을로 향하지 않는 길로 접어들었고 이냐시오는 자신의 순례를 계속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4. 이냐시오는 만학도의 수호성인이다?

이냐시오는 뒤늦게 회심의 여정을 시작한 후 본격적인 학업을 이어가게 되었습니다.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라틴어 문법을 공부할 때 그의 나이는 이미 33세였는데 이는 함께 공부하던 다른 학생들의 나이보다 갑절이나 많은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한 그였지만 이후 이냐시오는 파리로 옮겨서 학업을 해나가는 가운데 가난한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도왔고, 이곳에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와 성 베드로 파브르 같은 초기 동료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이냐시오는 더 많은 동료들을 만났고 베네치아에서는 자신들을 Compagnia di Gesu(예수의 벗)라고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이 compagnia의 라틴어 표현이 societas이며 이를 바탕으로 영어 이름 Society of Jesus, 곧 한국어 표현 ‘예수회’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5. 이냐시오는 성인이 된 후에도 심각한 울보였다?

사제가 된 이냐시오는 기도를 하거나 미사를 드리는 가운데 종종 많은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일기형식으로 쓰인 그의 글에도 잘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너무나도 많이 운 탓에 미사를 계속해서 집전할 수 없을 정도였으며 심지어는 흘린 눈물로 인하여 자신의 시력을 잃을 까봐 두려워했을 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보너스, 이냐시오의 정확한 이름은 무엇일까?

교회 내에서 이냐시오를 가리키는 이름은 ‘이냐시오 데 로욜라’입니다. 여기서 로욜라는 성이 아니라 ‘de Loyola’, 즉 스페인 바스크 지역인 로욜라 출신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로욜라의 이냐시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책에서 ‘이냐시오 로욜라’ 혹은 그냥 ‘로욜라’라고 지칭하고 있는데 사실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본래 이냐시오의 이름은 ‘이니고 로페스 데 로욜라’였으나 (이에 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지만 그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그가 회심 후 파리에 도착하여 공부하던 시기에 이냐시오가 이니고의 변형인줄로 알고 사용한 것이 그대로 이름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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