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다르지!

제가 예수회 지원자였던 시절, 많이 아프셨던 저희 아버지께서는 요양 병원에 계셨습니다. 그로 인해 어머니께서는 제가 예수회에 입회하는 것을 반대하셨지요. 다른 이유라면 부모님을 설득해볼만 했지만 왠지 다들 저를 향해 불효자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저는 낙담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마음만 앓고 있던 어느 날, 저는 큰 누나에게 제가 성소모임에 나가고 있으며 입회하길 원한다고 처음으로 고백했습니다. 그때까지는 아직 어머니께만 말씀을 드린 상황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어머니께서 반대하신 것처럼 누나도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수도회에 갈 생각을 했냐’며 반대할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누나의 반응은 매우 뜻밖이었습니다. 큰 누나는 정말로 기뻐하면서 인간적인 것은 하느님과 누나에게 다 맡기라며 크게 지지해주었습니다. 저는 이 일로 너무나 큰 힘을 받았고, 그런 누나가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저는 용기를 내서 성소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고, 마침내 입회허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를 설득하는 과정은 좀 더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아무 말없이 방에만 누워계신 어머니를 보면서 제 마음도 많이 아팠던 시간이었습니다.

큰 누나에게는 아들이 한 명 있습니다. 제 사랑스런 조카이지요. 누나에게 마음을 털어 놓았던 당시 조카는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습니다. 저를 지지해준 누나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기에 저는 내심 그런 누나라면 아들이 저와 같은 길을 가는 걸 기뻐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누나에게, “누나, 너무 고마워. 우리 조카도 나처럼 수도회가면 정말 좋겠다. 그렇지?”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예수회 입회를 지지해준 게 뜻밖이었던 것처럼 누나의 이번 반응 또한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아들은 다르지!” 저는 그제야 말없이 누워계신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좀 더 흘러 어머니께서는 결국 제 입회를 허락해주셨고, 저는 마음의 부담을 덜고 기쁜 마음으로 예수회에 입회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지금 누구보다도 제가 이 길을 가고 있는 것에 대해 기뻐하십니다. 돌아보니 제 성소 여정에서 큰 누나의 역할이 참으로 컸습니다. 가족 중에 누나만큼 저를 지지해준 사람도 없었고, 또 누나 덕분에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요. 어머니와 누나 모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지금은 어떠냐고요?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이제는 누나도 아들이 사제나 수도자가 되겠다고 하면 흔쾌히 허락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 조카는 결혼하는 게 꿈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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