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태야, 베드로는 잘 지내니?

Q1. 꿈나무마을에 파견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참 기뻤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예수회에 입회하기 전 처음 사회복지공부를 시작한 동기가 바로 사회복지사가 되어 점수가 낮은 학생들의 기를 살려주고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꼴찌를 위한 방과 후 교실 같은 것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읽으셨는지 하느님께서는 예수회 입회 후 시간이 지나 저를 아이들 곁으로 보내주셨습니다. 마치 몇 수 앞을 보고 바둑의 포석을 두신 것 같은 그분의 섭리가 느껴졌습니다.

Q2. 꿈나무마을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학원에서 공부 못한다고 꾸중을 들은 학생도 학원이 끝나면 집에서 엄마에게 투정을 부릴 수도 있고 맛있는 간식을 해 달라고 조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나는 아이들은 밖에서 속상한 일이 있어도 집에서 투정을 부릴 엄마가 없는 아이들입니다. 또 친구와 싸우고 돌아오면 잘했건 잘못했건 일단은 내 편을 들어주는 아빠도 없는 아이들입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저는 아이들의 편이 되고 싶었습니다. 비록 아이가 잘못했을지라도, 일단은 아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3. 꿈나무마을에서 언제 제일 당황스러웠나요?

아이들과 만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이름과 얼굴을 익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아이가 “수사님은 언제 가세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순간 당황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언제 헤어질 거냐고 물어보는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글쎄, 관구장 신부님께서 가라고 하면 가야 하지 않을까?” 대답했는데, 아이와 헤어진 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이곳 아이들에게 이별이란 일상생활입니다. 친절한 어른이 와서 마음의 문을 열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이별하는 경험을 여러 번 겪은 아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일방적인 이별입니다. 그래서 SNS에 짧은 글을 올렸습니다. 나는 전화번호를 바꿀 생각이 없으니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저는 단순히 일하러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평생 친구를 사귀러 이곳에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Q4. 꿈나무마을에서 살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예수님께 예전보다 더 자주 여쭤보게 된다는 점입니다. 제가 신심이 깊어진 건 아니고, 자주 예수님께 물어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마태오가 학교에 가기 싫어해서 벌점이 높습니다. 자칫 졸업을 못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예수님, 요한은 일류대학을 가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점수가 좀 부족하네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처럼 아이들과 관련한 문제가 있으면 다른 분과도 상의하지만, 우선은 예수님께 여쭤보게 됩니다.

Q5. 언제 도전이 되나요?

때로는 예수님께서 저에게 질문하십니다. 말이 좋아서 질문이지, 저에게는 큰 도전입니다. “건태야, 베드로는 잘 지내니?” 베드로는 말에 가시가 있고 예의가 없어, 가까이하면 화가 나고 상처를 입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에게 두세 번 갈 때 한 번이나 갈까 말까 한 아이입니다. 저로서는 별로 친해지고 싶지 않은 아이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는 그 친구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친구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저에게 그 친구를 잘 돌보아 주라고 부탁하십니다.

Q6.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꿈나무마을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예수님께서 목숨보다 더 사랑하시는 소중한 아이들과 길을 떠나는 체험입니다. 물론 저 혼자 아이들과 가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예수님께서 앞장서시고 길을 헤쳐 가십니다. 또 악의 어두움이 닥치면 예수님께서 저희를 빛으로 인도하십니다. 저는 그 곁에서 작은 일이나마 예수님을 거들어 드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저희 꿈나무마을 공동체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김건태 수사님은 예수회가 위탁운영하고 있는 서울특별시 꿈나무마을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 글은 11월 28일자 서울대교구 청년주보에도 동시 기고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